이복현 "비 올 때 우산 뺏기 안돼..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와 상생해야"

2023-07-19 dawon 22


19일 기업은행 본점서 현장 간담회 개최
기업은행 '소외 취약사업자 재도약 프로그램', 농협중앙회 '코로나19 특별재지원 프로그램' 소개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들이 채무상환 의지는 있으나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에 처한 차주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대해 "비용으로만 보기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및 장기적인 수익기반 강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19일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금융권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관계자와 함께 가진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자상환부담 증가로 취약차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부실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 금융권에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43%에서 올해 3월 말 0.86%로 2배 뛰었다. 은행권에서 중소법인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0.30%에서 올해 3월 말 0.45%로 1.5배 상승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상환유예 차주의 경우 상환계획서에 따라 상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며 "최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공장, 상가, 농경지 등의 침수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이 '비 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실물 경제 뿐 아니라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를 적극 도와줌으로써 장기적으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이 발표한 '소외·취약사업자 재도약 프로그램'과 농협중앙회가 소개한 '코로나19 특별재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이같은 프로그램이 금융권 모범사례로 정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소외·취약사업자 재도약 프로그램'은 여신액 10억원 미만 개인사업자 중 이자보상배율, 금리 등을 고려해 은행이 취약차주를 선정, 업체가 신청하기 전 은행이 먼저 금리 인하(최대 2%) 등 채무조정 실시하는 내용이다. 올해 상반기 중 251개사 채무조정 여신액은 586억원에 달한다.

농협중앙회의 ‘코로나19 특별재지원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에 대해 신용 10년, 담보대출 20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금리우대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주요 직능 단체,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로부터 애로 및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 상환유예 차주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는 금리부담 완화·운영자금 지원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확대되고, 워크아웃 시 채권은행 간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