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출 연체와 가계부채 증가 유의해야"

2023-06-14 dawon 22
  • 이창용 한은 총재, 12일 제73주년 한은 창립 기념식서 리스크 언급

  • "물가·성장 상충 속 중앙은행 능력 드러날 것…2금융권도 관리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 대출 연체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은의 정책 대응 범위를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제2금융권에 대한 관리 감독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주택시장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대출 연체율 상승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금융불균형이 증가하지 않도록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시장 거품론, 대출 부실 리스크 전이 가능성과 맥이 닿아있다. 한은은 지난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돼 고평가돼 있고 가계부채 비율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재차 증가해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물가 중심의 통화긴축에 골몰해 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각국별로 물가 오름세와 경기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 기조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 상황도 녹록하지 않아 금리 인상을 둘러싼 고민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는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트레이드 오프)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다"며 이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