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고강도 긴축을 한 연준은 이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재차 보내고 있다. 실제 연준이 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전환한다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도 금리 하락은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을 낮춘다는 점에서 주식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경기 침체가 없는 경우에만 유효한 가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야만 증시 상승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경기 침체 우려에 의해 금리 인하의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연준의 정책 전환 시점보다 경기의 저점이 언제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증시 저점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은 이미 위축됐고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둔화됐지만 미국의 고용 시장은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다. 연준이 5월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경기 저점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주식 시장도 아직 저점에 이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식과 달리 미 국채 금리는 일반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에 좀 더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보인다. 역사적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최종 금리 인상 시기에 정점을 통과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준의 긴축에 따른 성장 둔화와 물가 하락이 금리 하방 압력을 높이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12개월간 평균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긴축 사이클 끝이 보인다면 채권 비중을 확보하는 게 유효함을 시사한다.
앞으로 주식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채권 금리 하락을 야기하는 형태의 경기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량 국공채 비중을 확대하고 주식 비중은 축소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2022년 동반 하락했던 주식과 채권의 성과가 이제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주식과 채권은 더욱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