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가 170만원 돌파…IMM인베 베팅 결과 관심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옛 블루홀)의 액면분할이 임박했다. 장외에서 주가가 치솟은 데 따른 주식 거래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다. 크래프톤을 향한 관심이 식지 않자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기대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게임 개발사인 크래프톤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의 건 등을 결의한다.
정관 변경은 액면분할을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액면분할에 따른 액면가 조정을 위해서는 정관을 손봐야 한다. 정관 변경의 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발행주식 총 수의 3분의 1과 출석주식 수 3분의 2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액면분할은 최근 장외시장에서의 시세를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주가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로 IPO할 경우 비싼 몸값 탓에 거래에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판단을 크래프톤 측이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장외시장에 따르면 크래프톤 주식은 최근 17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2019년 말부터 지난해 4월까지 40만원선에 머물렀지만 이후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ELYON)'의 인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서도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관심은 액면분할 비율이다. 액면분할의 비율 만큼 액면가가 떨어지고 주식 수는 불어나게 된다. 시장에서는 10분의 1 안팎을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액면분할 뿐만 아니라 무상증자 가능성도 거론됐었다. 절차상 액면분할 대비 수월하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진행할 수 있다. 주가에 미치는 효과가 액면분할과 동일하다면 무상증자를 택할 요인이 존재하는 셈이다.
크래프톤의 탄탄한 재원도 무상증자에 부담이 없다는 의견이다. 무상증자는 재무제표의 잉여금 내 주식발행초과금 한도에서 진행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크래프톤의 주식발행초과금은 약 9837억원이다. 보통주 한 주당 9주의 무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주식발행초과금에서 약 364억원(전체 발행주식 수 808만5285주×액면가 500원×신규 발행 9주)이 자본금 계정으로 옮겨진다. 주식발행초과금 규모를 감안하면 무상증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무상증자 보다는 액면분할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크래프톤이 IPO를 위한 사전작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FI의 엑시트 성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크래프톤의 대표적 FI로 꼽히는 IMM인베스트먼트에 눈길이 쏠린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세 차례나 크래프톤에 투자한 데다, 마지막 투자 땐 과거 대비 규모를 크게 늘렸다. 2018년 이뤄진 세 번째 투자 때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은 2000억원으로 직전 대비 투자액을 10배 이상 키웠다.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세 번째 투자에서 크래프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주당 65만원에 매입했다. RCPS는 모두 보퉁주로 전환된 상태다. 현재 크래프톤의 주가를 고려하면 꽤나 쏠쏠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IPO 때 어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지 관심이 간다"며 "공모주 거품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투자자의 잭팟을 내다보는 시선이 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