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미국 · 유럽 해외부동산 투자한 56조 ‘경고등’

2024-02-28 dawon 23


해외 상업용 부동산(CRE) 부실이 금융회사들에 또 하나의 ‘부실 뇌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과 부동산시장 조사업체인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22년 6월 149.9에서 2023년 6월에는 129.7로 130선이 붕괴된 이후 지난해 말 120.5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121.1을 나타냈다. 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지난해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지수가 18.1% 하락했다. 이후 9월 -11.7%, 12월 -10.3%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도 -9.1%를 나타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역시 미국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2022년 6월 125.3까지 올랐던 부동산 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96.9를 기록하면서 100선이 무너졌고, 올해 1월에는 98.3을 나타냈다. 가격지수 변동률 역시 지난해 6월 -17.4%를 기록했다가 11월 -11.6%, 지난 1월에는 -10.9%를 보이는 등 계속 내림세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정착으로 오피스 수요가 급감했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국과 유럽 지역 등에 모두 56조4000억 원에 달하는 해외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 보험회사가 31조9000억 원(56.6%)으로 가장 많고, 은행(10조1000억 원·17.9%), 증권사(8조4000억 원·14.9%) 등의 순이다. 금융 당국은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실태 점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