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금융회사 수장들 "1970년대 같은 고인플레-고금리" 경고

2023-10-25 dawon 23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수장들이 현재 상황이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1970년대는 1, 2차 석유 파동으로 유가가 급등한 데다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부채가 늘어나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던 때다. 이 결과 금리가 올라가 경제가 침체에 빠졌고 증시는 10년간 박스권에서 횡보만 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과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24일(현지시간) '사막의 다보스'라고 불리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다이먼은 현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전쟁이나 팬데믹 등이 없는 평상시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연방준비제도)과 정부는 이 모든 일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전능함이 있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나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2.5%포인트 올리든, 더 많이 올리든, 안 올리든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국채수익률 곡선 전체가 1%포인트 상승한다고 해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더 인상하지 않아도 국채수익률이 전반적으로 1%포인트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1970년대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본다"며 "엄청난 정부 지출에 이 지출의 상당 부분은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은 지난 5월부터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가 7%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지난 2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도 7% 금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CEO인 핑크도 "지금 상황은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며 "1970년대는 나쁜 정책들이 가득하던 시기였는데 지금도 나쁜 정책들이 가득하고 거대한 거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연하다며 그 이유로 공급망의 정치화, 포퓰리즘 정책, 합법적 이민에 대한 제한 등을 꼽았다.

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로 쌓인 부채가 2000년 초 8조달러에서 현재는 33조달러로 급증했다며 이 역시 연준의 양적완화(QE: 국채 매입)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핑크는 "이런 결과에 따라서 금리는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가 내년에 경착륙할지, 연착륙할지 묻는 질문에는 둘 다 아니라며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의 인프라 투자를 통한 재정지출이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 때문에 미국 경제가 둔화(착륙)하지 못하고 호조세를 이어가는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른바 경제 무착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제 무착륙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지시켜 고금리 장기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결코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니다.